[10%의 신호] 모든 제품은 S자 곡선을 그린다.

IT의 신 이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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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의 신호]

모든 제품은 S자 곡선을 그린다.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 처음엔 느리게 기어가다가 어느 순간 수직으로 치솟고, 다시 완만해지다 꺾인다.
투자자가 잡아야 할 자리는 하나다. 도입기에서 성장기로 넘어가는 변곡점.

그 신호가 침투율 10%다.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한다.
대박 종목이 내 옆을 스쳐 지나갔다고.
돌이켜보면 그 종목들은 대부분 10% 침투율의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우리가 무시했을 뿐이다.

2010년대 중반, 아내가 인도네시아에 다녀와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마트에 갔는데 삼양 불닭볶음면이 한 매대를 통째로 차지하고 있더라고.
나는 흘려들었다. 라면 하나가 뭐 그리 대단한가 싶었다.
당시 삼양식품 시가총액은 4000억 원대였다.
구글에 삼양 챌린지라는 키워드만 검색해봤어도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전 세계 유튜버들이 매운 라면에 도전하는 영상을 올리고 있었다. 한국의 라면 하나가 글로벌 밈이 되고 있었다.
신호는 이미 와 있었다. 내 집 거실까지 와 있었다. 그런데 나는 듣지 않았다.

반면 이런 지인이 있었다.
중학생 아들이 이상한 신발을 사달라고 조르더란다. 투박하고 못생긴 운동화였다. GD가 유행시킨 어글리 슈즈였다.
보통은 여기서 끝난다. 요즘 애들 취향은 모르겠다며 사주고 잊는다.
그런데 그 지인은 한 가지를 더 물었다.
반에서 몇 명이나 신고 다니냐고.
아들이 세어봤다. 그 숫자가 10%를 조금 넘었다. 지인은 관련 종목에 베팅했고, 크게 성공했다.
전문 데이터도, 애널리스트 리포트도 없었다. 중학교 교실 하나가 그의 리서치 센터였다.

2022년 말, 챗GPT가 공개됐다.
이번에는 무시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챗봇의 신기함에 열광할 때, 나는 그 뒤를 봤다. 이걸 돌리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답은 메모리였다. 정확히는 HBM이었다.
그리고 HBM을 만들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장비가 있었다. TC 본더. 그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던 회사가 한미반도체였다.
당시 시가총액 1조 원.
채널 구독자들에게 가장 많은 감사 인사를 받은 종목이 됐다.

세 이야기에는 같은 구조가 있다.
신호는 늘 생활 속에 먼저 온다. 인도네시아 마트 매대에, 중학교 교실에, 새로 나온 챗봇 서비스에.
그 신호를 숫자로 확인하려 했느냐, 그냥 지나쳤느냐. 그 차이가 전부였다.

물론 쉽지 않다.
어글리 슈즈처럼 눈으로 셀 수 있는 소비재는 그나마 낫다. HBM 같은 산업재는 어디서 어떻게 침투율을 재야 할지부터 막막하다.
그래서 침투율을 추정하는 방법 자체가 중요해진다. 공급망의 어느 지점을 봐야 하는지, 어떤 데이터가 선행하는지, 무엇이 노이즈이고 무엇이 신호인지.
그 이야기를 한 권에 담았다. 다음 주에 나오는 『침투율의 법칙』이다.

지금 다시 질문을 던져본다.
지금 침투율 10%에 다다르고 있는 기술과 품목은 무엇일까.
누군가의 거실에서, 누군가의 교실에서, 누군가의 사무실에서 이미 신호가 울리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언제나 하나다. 그 신호를 듣느냐, 흘려보내느냐.
10년 뒤 또 이렇게 말하지 않으려면, 지금 세어봐야 한다.


-10월 3일 오후 아신 이형수


<침투율의 법칙 그매링크>
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61711920778?cat_id=50005837&frm=MBOKMOD&query=침투율의법칙&NaPm=ct%3Dmuryt5gw%7Cci%3D90ff10dc4015bfb0271d5432d6721994a33785e6%7Ctr%3Dboknx%7Csn%3D95694%7Chk%3Df693f7fa1e3b87b9f55710cc086d58d04d18f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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