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수강생이 가르쳐준 것] 사무엘 울만의 시 「청춘」에 이런 구절이 있다.

IT의 신 이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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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수강생이 가르쳐준 것]

사무엘 울만의 시 「청춘」에 이런 구절이 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다. 나이를 먹어 늙는 것이 아니라, 이상을 잃을 때 늙는다.

울만이 이 시를 쓴 건 일흔여덟 무렵이었다고 한다. 여든을 바라보는 사람이 청춘을 노래한 것이다.
그 시를 오래 잊고 있다가, 어떤 수강생 덕분에 다시 떠올렸다.

실전투자 스터디를 시작한 지 3년이 다 되어간다.
자본시장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오프라인으로 수업을 했다. 수강생들이 직접 와서 앉고, 나는 칠판 앞에 서는 방식이었다.

어느 기수에 70대 어르신이 오셨다.
반도체 수업이었는데 기초 지식이 하나도 없으셨다. 주식 투자 경험도 많지 않다고 하셨다. 솔직히 걱정이 됐다. 환불을 권해드리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그런데 차마 꺼내지 못했다. 그냥 힘내시라고,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넘어갔다.

그리고 반전이 시작됐다.
매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오셨다. 수업 때마다 노트에 빽빽하게 필기를 하셨다. 쉬는 시간에는 모르는 용어를 하나씩 물어보셨다.

그 노트를 우연히 본 적이 있는데, 감탄이 나왔다. 내가 말한 것을 거의 다 받아 적으셨고, 그 옆에 자기 생각까지 덧붙여 놓으셨다.

그리고 1년이 지났을 때, 그분은 반도체 투자 고수가 되어 있었다.

돌이켜보면 이유가 있었다.
그분은 오랫동안 자신이 창업한 기업을 운영해오신 분이었다. 반도체 기술은 몰랐지만, 사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몸으로 알고 계셨다.

고객이 왜 그런 결정을 내리는지. 공급망에서 힘이 어디로 쏠리는지. 설비 투자를 한다는 게 경영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건 책으로 배울 수 없는 것들이다. 기술 용어만 채워 넣으면, 나머지 조각은 이미 갖고 계셨던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성실함이 더해졌다. 매주 쌓인 것들이 다음 주의 이해를 돕고, 그 이해가 또 다음을 가속했다.
수익만 복리로 불어나는 게 아니다. 지식도 복리로 불어난다.

유튜브를 시작할 때 나는 다르게 예상했다.
2030 젊은 구독자들이 많을 줄 알았다. 첨단 기술에 익숙하고, 돈 버는 데도 관심이 많으니까.

그런데 막상 열어보니 4050이 주력이었다.
처음엔 의외였는데, 지금은 이해가 된다.
이분들은 자산이 있다. 그래서 한 번의 판단이 가져오는 결과가 크다. 실패도 겪어봤다. 그래서 방심하지 않는다. 그리고 은퇴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절박함이 생긴다.

기술에 익숙한 것과 절박한 것은 다르다. 투자에서는 후자가 훨씬 강력한 동력이다.

투자의 세계는 냉정하다. 젊다고 유리하지 않고, 나이 들었다고 불리하지 않다.

울만의 시로 다시 돌아가본다.
늙음은 나이가 아니라 이상을 잃는 것이라고 했다.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늙음은 무엇일까. 나는 이미 안다고 믿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 기준으로 보면, 일흔 넘어 노트에 빽빽하게 필기하던 그분은 누구보다 젊었다. 반대로 몇 번 수익을 내고 시장을 다 안다고 믿는 서른은, 어쩌면 이미 늙었을지 모른다.

그분을 생각하면 가끔 정신이 번쩍 든다.

나는 지금 충분히 배우고 있는가. 안다고 믿고 멈춰 선 곳은 없는가.

요즘 이런 생각을 한다.

내 경쟁 상대는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20~30대 시절의 나일지도 모른다고.
그때의 나는 가진 게 없어서 더 절박했다. 모르는 게 많아서 더 열심히 읽었다. 잃을 게 없어서 더 과감했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보다 나아졌는가. 그 질문 앞에서 자신 있게 답하지 못하는 날이 있다.

청춘은 나이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다.

70대 수강생이 그걸 증명했다. 그리고 나에게 숙제를 남겼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10월 2일 아침 아신 이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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