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띵몽” 허수아비 퍼레이드
한국의 유명 사찰마다 정문을 들어설 때면 통로 좌우에서 무시무시한 괴물 형상의 대형 조각상이 몽둥이를 들고는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는 통에 흠칫 놀라곤 했다. 이 조각상은 일주문을 지키는 ‘금강역사’라고 불리는 조각상으로, 애초 인도 브라만교의 수호신 인드라 신으로부터 ‘금강저’라는 무기를 받아서 부처를 호위하게 된 하급 수호신 ‘야차’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원래는 단독상이지만 중국으로 전래되어 쌍신상이 되었고, 험상궂은 서역인의 표정을 하고 사찰의 성역을 지키는 기능으로 발전했다. 캄보디아에서 “띵몽(Ting Mong)” 또는 “따몽(Ta Mong)”이라고 불리는 허수아비의 기원이 바로 이러한 수문장이다.
보통 한국에서 허수아비라 하면 가을 무렵에 벼를 쪼아먹는 참새를 쫓을 요량으로 대충 뼈대만 만들어 밀짚모자와 거적때기를 걸치고 논에 세워 놓았을 뿐이다. 그런데 캄보디아에서는 귀신처럼 흉물스러운 인상인 데다가 어떤 집에서는 포탄 내지 장총까지 짊어졌거나, 헬멧을 쓰고는 여친을 기다리는 것처럼 청바지와 재킷을 말쑥하게 입고서 집 앞을 지키고 있다. ‘장난하나?’ 싶어서 그냥 흘깃 보고 지나쳤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2020년 무렵부터는 의료시설이 열악한 지방의 외곽 지역마다 이 허수아비를 통해서 전염병의 침입을 막고 가족들을 지켜 주기를 바라는 절실한 염원이 담겼던 모양이다.
글 이영심
- 前 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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