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지난 8월 25일에 작성한 글인데요. 9월 대전환을 지나 10월은 좋은 장이 오려는 중인 것 같습니다.
●모두가 9월을 두려워할 때, 반도체는 ‘대전환의 조건’을 만들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설명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 중 하나는 최신 편향(Recency Bias)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몇 주 동안 반도체가 크게 흔들렸고, 장기금리는 쉽게 안정되지 않았으며,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자금조달 우려와 규제 이슈까지 겹쳤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자연스럽게 최근의 나쁜 가격 움직임을 앞으로도 이어질 상황으로 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이번 주에는 8월 26일 엔비디아 실적, 8월 27~29일 잭슨홀 미팅, 그리고 그 이후에는 투자자들이 매년 경계하는 ‘9월 계절적 약세’까지 기다리고 있죠. 특히 올해 잭슨홀에서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8월 28일 연설에 나섭니다. 결국 시장 입장에서는 굳이 지금 위험을 질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 강해질 수밖에 없는 시점입니다.
하지만 투자에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위험은 이미 상당 부분 포지션에 반영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존 템플턴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Bull markets are born on pessimism, grow on skepticism and die on euphoria.”
강세장은 낙관론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비관론 속에서 태어나고, 의심 속에서 성장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투자자들이 불안하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가격이 어떤 기대를 반영하고 있으며, 실제 결과가 그 기대를 얼마나 넘어설 수 있는가입니다.
지금 반도체는 바로 이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실적 시즌을 보면서 제가 계속 흥미롭게 보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옵션 시장이 실적 이벤트의 실제 변동 가능성을 상당히 싸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이번 엔비디아입니다.
8월 25일 기준 엔비디아 옵션시장이 실적 이후 예상하고 있는 변동폭은 약 5.4%입니다. 그런데 최근 12개 분기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이후 실제 평균 변동폭은 7.4%였습니다.
즉, 과거 평균보다 상당히 작은 움직임을 현재 옵션시장이 가격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엔비디아 주가가 실적을 앞두고 이미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실적을 앞두고 기대가 과도하다면 옵션 프리미엄도 올라가고, 콜옵션을 통한 상방 베팅도 함께 증가합니다. 그런데 최근 반도체 옵션에서는 오히려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8월 중순 반도체가 반등할 때조차 주요 반도체 종목의 단기 옵션에서는 콜옵션 매도가 우세했고, 투자자들은 상승을 추격하기보다 상승 여력을 팔아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금 시장에는 “엔비디아 실적이 잘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있어도, 실제로 그것을 강하게 베팅하고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장은 호재 때문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예상보다 좋은 결과 때문에 오릅니다. 그리고 현재는 실적에 대한 절대 기대치는 높지만, 가격, 심리, 포지셔닝은 오히려 상당히 보수적으로 변해 있습니다.
저는 지난 주말 이번 주를 ‘AI 반도체 슈퍼위크이자 2차 반등을 확인하는 주간’으로 봤습니다.
저는 이번 반도체 조정을 단순히 업황 악화로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7월 말 이후의 1차 반등은 미국과 일본의 정책 공조, 금리 안정 기대, 키옥시아와 샌디스크를 중심으로 한 주주환원이 촉발했고, 결과적으로 낙폭의 약 절반을 되돌리는 과정이었습니다.
현재 반도체 섹터의 문제는 AI 수요가 사라졌다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 분기 실적시즌을 철저히 분석한 투자자일수록 AI의 긍정적인 전환을 실제로 느낄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시장은 지금 엔비디아 실적을 앞두고도 AI 수요를 믿지 못하고 있고, 잭슨홀을 앞두고 금리를 두려워하고 있으며, 9월이 오기 전부터 9월 약세를 거래하고 있습니다.
호재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는데 악재는 상당 부분 먼저 거래되고 있는 셈입니다.
워런 버핏은 2004년 주주서한에서 투자자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스러워야 한다”는 유명한 원칙을 남겼습니다.
저는 최근 강연에서 Agent 경제학 및 토크노믹스를 설명드리면서, 반도체의 진정한 Q사이클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 두려움이 앞서는 투자자는 진정한 산업 본질의 전환을 놓칠 수 있습니다.
* 아래 글은 지난 8월 25일에 작성한 글인데요.
테크밸리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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