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바이낸스 해킹 사태와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
우리는 모두 북한을 과소평가했다.
사람들은 흔히 생각한다. 전기조차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문을 걸어 잠근 낙후된 곳이 어떻게 바이낸스에서 63억 달러를 약탈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 요원을 보유할 수 있을까?
사실 북한은 사이버 공간에서 극도로 냉혹하고 효율적인, 국가 총동원 방식의 비대칭 전쟁 노선을 걷고 있다. 해커 세계에서 121국과 라자루스 조직으로 대표되는 북한의 사이버 부대는 세계에서 가장 상대하기 까다롭고, 선을 넘는 데 거리낌이 없는 ‘초대형 상어’로 통한다.
그 시작은 11세부터 이뤄지는 혹독한 선발이다.
북한에는 인터넷이 널리 보급돼 있지 않지만, 최고 수준의 두뇌를 선발하는 과정은 어느 나라보다 가혹하다. 북한 정보기관은 매년 전국 초등학교에서 수학 올림피아드와 논리력 시험을 통해 가장 재능 있는 수학 영재들을 눈여겨본다고 한다. 선발된 아이들은 곧바로 가족과 떨어져 평양의 최상위 엘리트 학교로 보내지고,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채 혹독한 컴퓨터 훈련을 받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최상위 인재들은 두 곳의 신비로운 대학으로 보내진다. 평양자동화대학과 김일성종합대학이다.
북한을 탈출한 생존자들의 회고에 따르면, 이들은 매일 90분짜리 수업을 여섯 차례 듣고 어떠한 오락도 즐길 수 없다. 과제는 간단한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서방과 한국의 실제 네트워크 시스템에 직접 침입하는 것이다. 교관들의 철학은 실전의 국경 간 침입에서 살아남은 자만이 졸업할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정전이 잦고 IP 이용에도 제약이 있기 때문에, 이 최고 수준의 해커들은 졸업 후 대부분 평양에 남지 않는다. 대신 상업용 프로그램 개발자라는 가짜 신분으로 중국 선양과 다롄, 러시아, 동남아시아, 심지어 동유럽까지 비밀리에 파견된다.
이들은 해외의 고속 인터넷 환경에 잠입해 낮에는 서방 기업의 원격 일감을 받아 웹사이트와 앱을 만들고, 때로는 웹3 프로젝트의 원격 개발자로 일한다.
밤이 되면 냉혹한 해커로 변신한다. 낮에 잠복하며 찾아낸 공급망 취약점을 이용하거나, 링크드인에 정교하게 꾸민 가짜 고액 연봉 채용 정보를 올려 주요 거래소의 시스템 설계자들을 정밀하게 피싱한다.
이번 바이낸스가 그 사례다.
북한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강력한 전통 금융 제재를 받고 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시스템도 북한에는 닫혀 있다. 반면 암호화폐는 본래 탈중앙화돼 있고 실명이 필요하지 않으며, 미국 정부가 직접 동결을 명령할 수 없는 무법지대다.
전차 한 대나 미사일 한 발을 만들려면 막대한 철강과 외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최고 수준의 해커 한 명을 길러내는 데에는 에어컨이 설치된 방 하나, 컴퓨터 몇 대, 무제한으로 공급되는 인스턴트커피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이 해커가 한 번 성공하면 수십억 달러의 순이익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는 북한의 실질적인 대외 외화 수입에서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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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바이낸스 해킹 사태와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 우리는 모두 북한을 과소평가했다.
지엘리서치_ 독립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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