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의 HDD 증설을 통해 읽어야 할 다음 병목 도시바가 2027 회계연도까지 AI 데이터센터용 HDD 생산능력을 저장용량 기준 약 2배로 확대한다는 소식에 씨게이트와 웨스턴디

테크밸리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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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의 HDD 증설을 통해 읽어야 할 다음 병목

도시바가 2027 회계연도까지 AI 데이터센터용 HDD 생산능력을 저장용량 기준 약 2배로 확대한다는 소식에 씨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그동안 AI 데이터 증가와 공급 부족으로 HDD 가격과 마진이 높게 유지되면서 두 회사의 주가에도 ‘희소성 프리미엄’이 반영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생산능력 2배는 HDD 대수를 두 배로 늘린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HDD 한 개의 용량이 20TB에서 40TB, 장기적으로 60TB 이상으로 높아지면 같은 생산대수에서도 전체 저장용량은 크게 증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발표는 HDD 공급과잉보다는 지금까지 강했던 구조적 공급 부족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는 편이 적절합니다.

여기서 샌디스크와 마이크론까지 함께 하락한 이유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HDD가 부족한 동안 원래 HDD에 저장했을 데이터 일부가 QLC 기반 고용량 기업용 SSD로 넘어왔기 때문에 HDD 공급이 늘어나면 일부 수요가 되돌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SSD가 HDD와 경쟁하는 것은 아닙니다. 영상·로그·학습 원본처럼 오래 보관하는 Cold Data는 HDD가 유리하지만, 벡터 데이터베이스·RAG·AI 에이전트·KV Cache처럼 지금 바로 읽고 써야 하는 Hot Data는 지연시간 때문에 HDD로 처리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AI 데이터센터는 HBM -> 서버 DRAM -> 고성능 SSD -> 고용량 SSD -> HDD로 메모리와 스토리지 계층이 더욱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HDD 공급 확대는 이 계층의 가장 아래쪽을 싸게 만드는 것이지, 위쪽 계층의 필요성을 없애는 변화는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이 부분에서 다음 병목을 봅니다. AI 데이터센터를 거대한 도서관으로 생각하면 HDD는 지하 서고, SSD는 열람실, DRAM은 책상 위 공간입니다. 지하 서고가 아무리 넓어져도 필요한 책을 찾아 열람실과 책상까지 빠르게 가져오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저장비용이 낮아질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보관하게 되고, AI가 학습에서 추론, 다시 서비스와 에이전트로 넘어갈수록 그 데이터는 계속 호출됩니다. 검색해야 할 데이터와 메타데이터 처리가 늘어나고, SSD와 DRAM으로 올려야 할 데이터가 증가하며 결국 GPU가 처리하는 토큰도 많아집니다. 단위 데이터당 필요한 하드웨어는 줄어들 수 있어도 데이터 전체 Q가 더 빠르게 증가한다면 시스템 전체 수요는 오히려 커질 수 있습니다.

핵심을 정리해보면, 도시바의 HDD 증설을 AI 스토리지 사이클의 약화로 보기보다 병목이 ‘저장’에서 ‘데이터 이동’으로 이동하는 신호로 보고 있습니다.

AI 인프라 시즌1에서는 데이터를 GPU로 가져가는 것이 중요했다면, 시즌2에서는 데이터가 너무 많아져 필요한 데이터를 필요한 순간에 가장 적절한 계층에서 꺼내 계산하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HDD 공급이 늘어날수록 역설적으로 PCIe, NVMe, SSD Cache, CXL, 스토리지 네트워크처럼 데이터가 저장된 곳과 연산하는 곳을 연결하는 기술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제가 계속 이야기해온 ‘Bring AI to Data’도 같은 맥락입니다. 최근 주가에서도 광인터커넥트, 파워 딜리버리, 파운드리가 다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결국 시장은 저장공간 자체보다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전력 효율적으로 연산까지 연결할 것인가라는 다음 병목을 먼저 찾아가고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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